제1토론 : 6.25전쟁시 차일혁의 후방지역 전투와 의의

차일혁선생 학술회의

제1토론 : 6.25전쟁시 차일혁의 후방지역 전투와 의의

관리자 0 549 2020.07.31 15:55

6·25전쟁시 차일혁(車一赫)의 후방지역 전투와 의의


                                                                             온 창 일(육군사관학교 교수)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남정옥 박사의 논문은 전방 전투 못지않게 중요한 후방 지역 전투 수행에서 주요 시설을 보호하고 남부군 총수(이현상)를 사살하여 그 조직을 소멸시켜 후방 지역을 안정시킴으로써 빼어난 전공을 세운 차일혁 경무관과 그가 지휘한 전투경찰이 수행한 전투와 그 의의를 선명하게 설명했다. 특히, 귀순한 공비들을 수색요원으로 활용하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 조치나, 상대적으로 열악하게 무장한 전투경찰을 매복을 통해서 상대를 급습한 작전 등의 기술로 차일혁 경무관의 작전수행 능력상 우수함을 잘 지적해 주었고, 화엄사 소실을 막은 차 경무관의 역사, 문화적 안목과 귀순자와 포로를 홀대하지 않고 주민과 약자를 보호한 처신에서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읽게 해주었다. 사살된 적장(이현상)에 대한 예우를 지적함으로써 저자는 차 경무관 인품의 한 단면을 잘 그려냈다. 또한 저자는 기록된 사료나 발굴된 자료를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하여 독자로 하여금 현실적 생동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독후 여운까지 간직하도록 만들었다. 이와 같이, 저자는 차일혁 경무관이 수행한 후방 지역 전투와 전투 수행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용병술과 인품 등을 잘 그려낸 논문을 작성했다.


논문의 저자인 남정옥 박사는 잘 다듬어진 역사학자로서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매우 뜻있는 저술활동을 해왔고 또 하고 있다. 집필 책임자로 혹은 집필진의 일원으로 6·25 전쟁사를 집필하여 새롭게 공개된 러시아, 중국, 북한 측 자료를 활용하여 그간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학술적 입장을 확실하게 정리했으며, 전쟁 전에 과거 소련과 중국, 그리고 북한 김일성 간의 은밀한 접촉과 지원 등에 대한 명쾌한 입장을 정리하여 전쟁의 배경과 원인 등에 대한 수정주의적 시각의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저자가 광범위한 자료를 활용하여 집필한 韓美軍事關係史(2003)는 한미 군사관계는 물론 한미 동맹관계의 내용과 실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따라서 저자는 역사적, 사회적 사실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분석할 수 있는 학자적 소양과 학문적 능력을 구비하여 차일혁 경무관의 행적과 공적을 분석하는데 매우 적합한 학자로 보아 틀림없다.


저자는 차일혁 경무관의 전투수행, 용병술, 작전능력, 전과, 그리고 이들 요소별 평가와 인간 차일혁의 인간, 인간적 품성과 리더십, 역사적, 문화적 식견 등에 대해서 분석했다. 저자는 차일혁 경무관이 장비와 무장이 열세한 전투경찰을 지휘하여 어떻게 임무를 달성했으며, 그에 대한 당시의 평가에 대해서 어떠한 입장을 취했고, 패배한 적장이나 귀순한 적군을 어떻게 대우했으며, 자신들을 지킬 수 없었던 일반 주민들을 어떻게 보호했는가를 분석하여 그의 인간적 면모도 드러냈다. 작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소실될 뻔한 문화재를 보존한 차일혁 경무관의 역사, 문화 인식도 소개하여 차일혁 경무관의 문화적 소양 정도를 제시했으며, 자신의 전공에 대한 논공행상도 개의치 않는 인품의 일면도 빼놓지 않았다. 이와 같이, 저자 남정옥 박사는 차일혁 경무관이 수행한 후방 전투의 행적과 업적은 물론 그의 인간적 소양과 인품까지를 논문에 담았다.


백선엽(白善燁) 장군을 포함한 훌륭한 6·25전쟁 군 지휘관들처럼 차일혁 경무관도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쏘라고 할 정도의 비장한 각오로 장비와 무기 그리고 보급의 열악함을 극복하려 했으며, 이로 인해 소수의 작전 병력으로 산야(山野)에서 단련된 공비들의 공격을 막아내거나 이들을 소탕했다는 점도 잘 드러냈다. 귀순한 공비들을 활용하여 수색활동에 투입하거나 이들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근거로 기습, 매복 작전을 수행한 차일혁 경무관의 용병술 역시 잘 지적되어 분석되었다. 이는 과거 임진왜란(1592-8) 당시 사재를 털어 의병을 조직하고 치고 빠치는 유격(遊擊)전술로 왜군의 호남진출을 지연시킨 곽재우(郭再祐, 1552-1617) 의병장의 전술과 必死卽生 必生卽死에 기반을 둔 전법아닌 전법으로 명량해전에서 왜군을 격파한 이순신(李舜臣, 1545-1598)장군의 용병술을 간접적으로 체득(體得)한 결과라고 보아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른바 남부군의 수뇌인 이현상을 사살하여 남부군의 조직을 와해시키고, 후방을 안정시킨 차일혁 경무관과 그가 지휘한 전투경찰의 공헌은 실로 대단했으나, 그에 대한 논공행상의 결과에 대한 차일혁 경무관의 태도 역시 대단했다는 점도 저자는 잘 지적했다. 그리고 열악한 환경과 조건에서도 칠보발전소를 확보하여 남한의 전력 공급을 안정화시킨 점과 이의 중요성도 잘 부각시켰다. 이로써 저자는 차일혁 경무관의 전투수행과 그 결과적 공적을 잘 분석했다.


또한 저자는 차일혁 경무관의 인간적 품격과 역사적, 문화적 소양의 정도를 높이 평가했다. 차일혁 경무관은 유가족이 사살된 남부군의 수괴(首魁) 이현상의 시신 인수를 거부하자, 이를 화장하여 예우를 갖추어 수장해주기도 했으며, 작전 수행상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소각될 뻔한 화엄사를 그대로 보존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가졌다는 점도 부각되었다. 이는 과거 러일전쟁(1904-5) 여순전투에서 패자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고 승리한 일본군 지휘관(乃木希典, 1894-1912)이 러시아 패장의 무장을 해제하지 않고 그의 용맹성을 인정한 것과 비견할 수 있고, 평양 공격시 대동문(大東門)을 파괴하지 않고 이를 우회하여 시내로 진격한 백선엽(白善燁) 사단장의 판단이나 파리를 불태우라는 히틀러의 명령을 시행하지 않고 파리의 유적을 보존한 독일군 파리 수비대장(Dietrich Hugo Hermann von Choltitz, 1894-1966)의 식견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인 셈이다. 차일혁 경무관의 인간적 한 단면을 저자는 잘 그려냈다.


저자는 차일혁의 인본주의 정신도 빼놓지 않고 분석했다. 귀순한 공비나 포로들을 잘 대우해서 주요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제대로 살 수 있도록 조치하고, 일반 주민들을 항상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중시한 차일혁 경무관의 행적도 저자는 잘 분석했다. 그리하여 저자는 민족주의자로서, 전투지휘관으로서, 인본주의자로서, 그리고 자신의 전공에 대한 평가보다는 자신의 역할을 중시한 차일혁 경무관의 면면(面面)을 역사적, 실증적 자료에 근거하여 잘 그려냈다.


차일혁 경무관의 작전 지휘, 수행, 전과, 전훈 및 의의를 사실에 의해서 평가하려한 남정옥 박사의 논문은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는 국가의 존립과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미처 깨닫지 못한 청소년들이나 또 국가 수호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가를 배워 직업군인 및 경찰 등 국가안전보장을 책임져야 할 집단의 주도적 인물이 되고자하는 사관학교 및 경찰대학 그리고 장교 및 간부 양성기관의 학생들, 국가 안보를 보장해온 행적을 연구하고 이를 교육하는 학자 및 교육자들이 참조해야 할 연구 결과다. 저자가 인용한 자세한 자료는 보다 깊은 연구를 위한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한가지 욕심을 부린다면, 차일혁 경무관과 전투경찰 요원이 열세한 무장으로 열악한 상황하에서 임무를 완수하는데 어떠한 방식으로 어떠한 수단을 활용하여 어떻게 전투를 수행하거나 시설을 확보했는가하는 상황별 세세한 전투상보나 대처방식을 재현(再現)할 수 있는 자료나 연구가 더 발굴되고 진행됐으면 하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남정옥 박사의 이 논문은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축약하여 설득력있게 제대로 정리했으며, 장차 추가적인 연구와 자료 발굴을 위한 주요한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보아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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